IBS, 가벼운 암흑물질 '윔프' 탐색 민감도 끌어올렸다
IBS, 가벼운 암흑물질 '윔프' 탐색 민감도 끌어올렸다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5.12.04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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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사인 검출기의 모식도
코사인 검출기 모식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저에너지 영역에서의 암흑물질 탐색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하실험 연구단이 이끄는 코사인-100(COSINE-100) 국제공동연구진은 3년간의 관측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낮은 질량 윔프(WIMP) 탐색의 민감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4일 밝혔다.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인 윔프(WIMP) 탐색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무거운 윔프뿐만 아니라, 아직 탐색이 미진한 10GeV(기가전자볼트) 이하의 ‘가벼운 암흑물질’ 영역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영역을 탐색하려면 검출기에서 발생하는 극도로 미약한 저에너지 신호를 잡음과 구분해 내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에서 머신러닝 기반의 신호 판별 기술을 새롭게 도입해 기술적 난관을 돌파했다.

검출기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빛 신호의 파형을 인공지능으로 정밀 분석함으로써 기존 방식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웠던 잡음과 실제 신호를 0.7 keV(킬로전자볼트)의 초저에너지 영역까지 정확히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암흑물질이 만들 수 있는 가장 희미한 신호까지 포착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확보된 저에너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벼운 암흑물질의 흔적을 정밀 추적한 결과,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획기적인 성과를 얻었다.

먼저 스핀 의존(Spin-Dependent) 상호작용 분석에서는 2.5 GeV 질량 영역에서 세계 선도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 수준의 검출 제한값을 확보했다. 원자핵과 암흑물질이 충돌할 때 전자가 방출되는 ‘미그달(Migdal) 효과’를 분석에 새롭게 포함해 탐색 가능 범위를 1 GeV 이하의 가벼운 암흑물질 영역까지 대폭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그동안 탐색이 어려웠던 사각지대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또 스핀 독립(Spin-Independent) 상호작용 분석에서도 기존 코사인-100 분석 결과 대비 약 10배 향상된 검출 민감도를 달성했다. 이 향상된 민감도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이탈리아 다마(DAMA) 실험이 주장해 온 암흑물질 신호 영역 전체에서 윔프 신호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며 지난 9월의 연간 변조 분석에 이어 또 다른 방식(표준 윔프 모델)으로도 DAMA 주장이 성립하지 않음을 검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코사인-100 공동대표인 이현수 박사(지하실험 연구단 부연구단장)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머신러닝을 통해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저에너지 탐색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가벼운 암흑물질 탐색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있다”며 “특히 미그달 효과를 적용해 1 GeV 이하 영역까지 탐색 범위를 확장한 것은 향후 암흑물질 연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2023년 양양에서의 실험 종료 후,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후속 실험 코사인-100U(COSINE-100 Upgrade) 검출기를 강원도 정선 예미랩(Yemilab)으로 이전해 지난 9월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코사인-100U는 섬광 수집 효율을 약 45% 향상시킨 고감도 검출기를 통해 향후 20MeV(메가전자볼트) 수준의 극저질량 암흑물질까지 탐색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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