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 충청권 유일의 공백 메우고 자연사박물관 시대 여는 초석 돼야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 중앙공원 2단계 부지는 세종시가 안고 있는 난제의 축소판이다. 누구나 그 넓은 들판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 속에서 “이곳에야말로 세종을 대표할 상업시설이나 랜드마크가 들어서야 한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세종 시민은 상업시설을 기대했고, 개발을 통해 도시 활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 그러나 천연기념물 금개구리 서식이 확인되면서 개발은 10년 넘게 멈춰 섰고, 지금도 공원 예정지에서는 논농사를 짓고 있다. 개발을 바라는 시민의 요구와 생태 가치를 강조하는 환경단체의 반대가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만 남긴 채 세월만 흘러갔다.
최근에는 세종시설공단이 중앙공원 2단계 부지에 파크골프장 기본계획을 검토하자 시민단체가 공원 한복판에 특정 동호인을 위한 시설을 두는 것은 개방성과 접근성을 해치는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공원 조성 지연 속에 행정이 방향성을 잃고 ‘주먹구구식’ 대안을 내놓는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대로는 시민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부지 방치만 반복될 뿐이다.
이제는 중앙공원 2단계 부지를 둘러싼 갈등의 역사를 끝내고, 미래를 향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 해답은 세종에 국립 중부권생물자원관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절충안이 아니다. 국가 생태관리 체계에서 비어 있던 퍼즐 한 조각을 완성하는 일이며, 세종이 대한민국 생물다양성 정책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다.
이미 정부는 영남권·호남권·강원권(예정)·수도권에 생물자원관을 구축하고, 지역 특색에 맞는 생태 연구를 체계화해 왔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 생태 연구의 중심지로, 호남권생물자원관은 도서·연안 생물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전국 5대 환경관리 권역 중 금강·충청권만 기관이 없다. 국토의 중심, 행정수도의 거점에 생태관리 체계의 심각한 공백이 존재하는 셈이다.
금강은 우리나라 강 중 생태적 독창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기수역·습지·충적평야가 이어지며 희귀종이 서식하는 생태 보고다. 금개구리는 중앙공원 2단계 개발을 멈춰 세운 존재가 아니라, 금강 생태계 보존의 필요성을 일깨운 소중한 역할을 했다. 이런 금강을 국가 차원에서 연구·보전할 기관이 없다면, 이는 국가 생태정책의 구조적 빈틈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강력한 국가 전략적 의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자연사박물관 건립의 초석이라는 점이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공룡 화석, 고대 생물, 광물, 자연유산을 총망라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국가의 장기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생물자료의 수집·DB화, 전문 연구 인력 확보, 지역 생물자원의 기초 인프라 구축이다. 이 핵심 역할을 바로 생물자원관이 담당한다. 세종에 중부권생물자원관이 들어서면 자연사박물관 건립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가시적인 계획’으로 발전하게 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전액 국비로 건립가능한 국책사업이라는 사실이다. 세종시 재정 부담 없이 생태·연구·전시·교육이 결합된 국가 인프라를 갖출 수 있으며, 이는 환경보호·도시활력 제고·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적 선택이 된다.
세종은 이제 국가정책의 실험장이 아니라, 국가 비전의 표준을 제시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자연과 개발이 충돌하는 전통적 패러다임을 넘어서, 새로운 공존 모델을 창출하는 도시, 갈등을 해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10년 동안 멈춰 있던 중앙공원 2단계는 이제 생태와 도시, 국가와 시민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금개구리가 멈춰 세운 10년을, 앞으로 세종의 100년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국립중부권생물자원관 건립은 그 첫걸음이며, 세종이 대한민국 생태정책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